당분간 일을 쉬기로 결정하고 마지막 출근을 한 후. 앤슨이랑 함께 집에서 지지고 볶는 100% a stay at home mom이 된지가 벌써 2주반이 지났어요.
약 4년전. 미국에 오자마자 학교 다니기 시작해서
빡빡한 학교 수업과 병원 실습에 허덕이기도했지만
좋은 추억들도 쌓으며 학교 생활 후.. 졸업!! 자격시험 보고... 취업!! 그러다 콩(앤슨)이가 찾아왔고 그 사이 병원에서 더 좋은 오퍼가 있어 오케이 할 수도 있었지만 태어날 콩이에게 더 충실한 엄마가 되고자 거절도 했었지요.
어릴적 현모양처가 되기를 한때 꿈꾼적도 있었지만 제대로 철이 좀 들기 시작하면서는 일하는 엄마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아이가 생기니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내 생각과 달리 결정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그렇네요
보통 미국에서 워킹맘들이 쓰는 출산 휴가는 법적으로 12주. 나는 앤슨이 낳기 4주 전에 쉬기 시작해서 앤슨이 낳고 8주 쉬고 직장에 복귀했었답니다. 그런데 주변에 워킹맘들 보면 출산하는 날까지도 일하고 출산 후 12주를 쭉 쉬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출산휴가 12주는 출산 전후 적절히 본인이 원하는대로 직장의 보스랑 보통 상의해서 편의대로 결정해요.
이건 출산 후 든 생각인데. 미국애들이 참 체력적으로 강한것 같긴해요. 예를 들어. 유도분만하는 그날까지 아침에 출근해서 할 일 다 하고 퇴근후 애기 낳으로 갔다는 이야기. 또는 출산 후 한달만에 직장에 복귀했다는 이야기. 출산 예정일까지 출근했다 양수터진 이야기 등등 이런 이야기들 들을때마다 정말 한국엄마들이랑 미국엄마들은 기본적인 체력이 다른가?!!! 싶다니까요.
암튼. 난 배가 불러오니 일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예정일 4주 전부터 쉬었어요. 병원일이 생각보다 육체적인 일이 많아요. 흔히 말하는 '노가다' ㅎㅎ 완전 스트레스였죠. 그리고 저희 병원이 레벨2 트라우마 센터여서 응급실이 거의 매일 너무 바빠서. 트라우마 환자들이 한번씩 밀려오면 밥먹을 틈도 없을 정도니... 이런저런 것들이 모두 이때부터 육체적, 정신적으로 조금씩 벅차오기 시작했었어요.
출산 휴가 후 직장에 복귀했으나 앤슨이를 봐줄 사람이 없는 우리. 다행히 병원일은 다양한 스케줄이 가능하기에 보스에게 주말근무, 밤근무로 스케줄 짜달라고 해서 내가 출근하는 주말이랑, 저녁에는 보가 앤슨이 보고. 정 안될땐 집으로 오는 베이비 시터를 한번씩 쓰기도 했었구요. 근데.. 이게 스케줄 때문에 베이비 시터를 많이 쓰려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지경이고. 앤슨이도 점점 엄마를 알아가는 것 같고. 거기다 갈수록 나아질 줄 알았는데 앤슨이를 떼놓고 출근하는게 할때마다 넘 힘들었어요. 또 보랑 저랑 둘다 퇴근해서 돌아오면 피곤한데, 바톤터치하고 앤슨이를 봐야하는게 육체적으로도 꽤나 힘들기도했어요.
그러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건... 어느날 출근 직전 앤슨이 목에 알러지 반응처럼 요런게 올라온걸 발견했어요.
앤슨이는 가려워서 어쩔줄을 몰라서 자꾸만 손으로 목을 긁고. 얼굴도 색깔이 울그락불그락
출근준비도 이미 다 했었고 베이비 시터만 오면 출근하면 되는건데 도저히 이런 애를 놔두고 출근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베이비시터에게 상황 설명후 캔슬 전화하고 나도 병원에 좀 늦겠다 연락하고 앤슨이를 제가 데리고 있다가 보가 퇴근해서 앤슨이 넘기고 출근했었어요. 다행히 피부는 따뜻한 물에 목욕시키고 했더니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왔었구요. 이 일 이후 조금 마음을 먹었어요. 아무래도 일을 조금 쉬는게 낫겠다고. 지금은 내 인생에서 백퍼센트 앤슨이에게 올인해야 하는 시간인것 같다고.
미국엔. 맞벌이 하는 집도 많고 싱글 페어런트도 많고 해서 아이를 day care에 보내는 경우도 많은데. 아-- 앤슨이 같은 상꼬맹이를 데이케이에 보낼 생각을 하니 생각만으로 마음이 벌써 짠한게... 앤슨이 낳기 전엔 난 내가 애 던져넣고 일하러 잘 다닐 수 있을줄 알았답니다 ㅎㅎ 암튼 물론 그곳에서도 신경써서 잘 해주겠지만 내 손으로 자주자주 기저귀도 갈아주고. 졸릴 때 재워주고
배고프면 바로바로 쭈쭈도 주고 맘마도 주고 그러고 싶은 맘.
아, 쭈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곳에선 법적으로 직원이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 경우엔 고용주가 3시간 마다 한번씩 모유를 유축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고 유축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줘야 해요 .
전 저희 부서에 배당된 break room에서 유축을 하면됐는데 이게 출근할 때마다 유축기 싸짊어지고 가는 것도 일이었고... 커다란 유축기, 젖병에, 유축한 우유 넣어둘 작은 보온가방, 아이스팩 등등 다 가져가야했으니. 암튼... 출산 후 직장 복귀하는 것도 육체적, 심리적으로 힘들었지만 이 모유 유축하는 것도 나를 힘들게 한 요인중에 하나였어요
3시간에 한번씩 유축을 할 수는 있었으나 닥터들의 오더가 많아서 촬영할 환자들이 밀려있으면 그 와중에 그 모든 일을 다 놓고 유축하러 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런저런 상황 겪고나서 보랑 한동안 계속 대화하고 상의한 후에 결정 내렸어요. 지금은 일보다 앤슨이랑 함께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지금도 그 결정엔 후회는 없어요. 앤슨이는 엄마와 함께일때 가장 행복하니까요 ^^
근데 알고 보면 그거쓴 나의 착각? ㅋㅋㅋ
그나저나 하루종일 앤슨이 돌보고 집안일 하는것도 밖에 나가 일하는것 만큼 만만찮게 힘든데 이건 뭐 아무도 월급주는 사람이 없네요 ㅎㅎㅎ그리고 요즘 드는 생각이 현모가 되면 양처가 되기 힘듬 ㅋㅋ 결혼하면 난 양처가 될지 알았는데
현모건 양처건 되려면 우선 막강 체력이 필요해요!!! 하루종일 최선을 다해 앤슨이를 보고 나면 보가 퇴근해 집에 올 시간즈음 난 이미 체력이 바닥. 그러니까 신랑한테 잘할 기력이 없어요!! 저녁도 겨우 해줄때가 많고 ㅎㅎ 너무 힘들땐 저희집 주방은... "CLOSED"
암튼 세상의 모든 워킹맘들 그리고 스테이홈맘들 모두모두 위대해요. 고로 나도 위대해요 ㅋㅋ ^^
이렇게 앤슨이만 돌보면 앤슨이가 커서 아이구 어머니 고맙습니다 할까요?
ㅎㅎㅎㅎㅎㅎㅎ 허황된 꿈이란것 알아요. 그러니 나도 적당히 쉬다 내 일하러 가야죠!
그때는 아마도 앤슨이에게 엄마 손이 조금 덜 필요한 때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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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실명을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바램 ^^
싫음? 말구요 ㅋ